기숙사에서 나와서 이 동네에서 생활한지가 어느덧 4년차네요. 졸업학년이 되었습니다. 에휴 인생
중간에 재건축 문제로 이사를 한 번 하기는 했지만 사실상 1분거리로 이사를 했기 때문에 4년간 같은 거리에서 살면서 늘 가게문이 닫혀있고 그러다가 어느 시점부터 공사를 하던 가게가 있었습니다.
한국에 갔다오니 가게가 완성되어있네요. 가게 이름은 バーグをくずせ 버그를 부숴라 였습니다.
병적으로 이름에 흠칫하여 ( 컴퓨터의 버그는 バグ이지만 아무튼 발음이 ) 홀린 듯이 들어갔습니다.
(함)바그를 부숴라 여서 함바그와 함께 먹는 마제소바 집이더라구요
일반적인 함바그는 돼지고기 또는 소,돼지 혼합육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만만하게 소고기100%라고 하네요. 가격은 조금 있는 편이지만 사실 평범하게 밖에서 한 끼 먹으려면 1000엔정도는 깨지기 때문에 허용범위였습니다
새로생긴 가게여서 그런지 안도 엄청 깔끔하고 넓직하더라구요. 운 좋게 사람이 없었는데 제가 들어오고 이후에 점점 오시더니 나갈 때 쯤에는 거의 만석이 되었습니다.
자리는 이런 느낌
솔직히 여기서부터 여기 라멘집인지 함바그집인지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. 앞에서 함바그를 구워주시는데 진짜 야끼토리 가게에서 쓰는 것 같은 화로에다가 마무리로 직접 구워서 주시더라구요 상당히 본격적이라는 느낌이였습니다.
먹는 법 설명이 메뉴 뒤에 있습니다. 함바그를 뜨거울 때 잘 부숴서 섞고 로스트비프랑 잘 먹다가 남은 재료와 서비스밥을 넣고 비벼먹으라네요
메뉴 3종세트 등장! 왼쪽부터 함바그마제소바, 로스트비프, 서비스 밥 입니다. 사실 로스트비프가 나온다는 사실과 서비스밥에도 로스트비프가 한 점 올라가있다는 것을 몰랐는데 보는순간 아 980엔에 이정도면 저렴한 편이다라고 느껴졌습니다.
헉 이제보니 먹으면서는 찍은 사진이 없네요..
맛은 일본의 마제소바보다는 양식파스타에 가까운 느낌이였습니다. 함바그+로스트비프+면이 한번에 들어가는데 맛이 없을 수는 없지요 ㅋㅋ
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맛이 따로 노는 느낌이 있었다는 점이네요. 면 자체가 육즙에만 의존하는지 기본재료들과 볶은게 다라 면에서 아무 맛이 없어서 혼자 붕 뜨는 느낌이 있었습니다. 특히 면에 양념이 없다보면 마지막에 밥을 비빌 때에도 잘 비벼지지 않으면서 그 마제소바의 시메고한( 마무리 밥 ) 을 먹는 느낌도 안나기 때문에 이 점은 좀 고쳐줬으면 하네요
라멘과 양식 사이에서 고민할 때가 되면 다시 한 번 갈 것 같은 가게였습니다